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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친 놈 파혼 위로해주러 CNN 갔다가 생긴 일
ㅇㅇ
내 20년 지기 불알친구가 얼마 전에 파혼했다.
인생 무상하다고 매일 술만 퍼마시는데, 이 새끼 이대로 두면 진짜 한강 갈 것 같더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음. 슬픔은 더 큰 자극으로 잊는 거다.
"야, 예복 맞춘 돈으로 오늘 그냥 다 죽자." 이 한마디 던지고 반강제로 CNN으로 끌고 갔다.
미리 업소에 연락해서 '오늘 주인공은 인생 끝난 놈이니, 무조건 멘탈 케어 잘 되는 에이스로 붙여달라'고 신신당부함. 돈 두 배로 써도 좋다고.
도착해서 룸에 들어가는데, 친구 놈 표정은 거의 나라 잃은 표정이었음.
술잔만 채워주면 원샷하고 한숨 쉬고, 이걸 무한 반복. 분위기 X망.
솔직히 나도 좀 지쳐갈 때쯤, 김부장이 눈치껏 파트너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내 파트너도 괜찮았지만, 진짜는 친구 옆에 앉은 파트너였음.
보통 이런 자리면 "오빠 힘내세요~" "무슨 일이에요~" 하면서 억지 위로 쥐어짜기 마련이잖아?
근데 이 친구는 다르더라.
갑자기 친구 손금을 보겠다면서 손을 잡더니, "어머, 오빠 손금에 M자가 있네? 이거 완전 성공하는 손금인데? 파혼이 아니라 액땜한 거네. 조만간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대박 날 운명이야."
이러면서 온갖 긍정 회로를 풀가동시키는데, 논리가 하도 황당하고 당당하니까 친구 놈이 피식 웃더라.
그때부터였음.
"오빠, 그 여자가 뭐래요?" 하면서 같이 전 여친 욕을 막 해주는데, 무슨 독립투사마냥 비장하게 욕을 해주니까 오히려 웃음이 터지기 시작함.
나중엔 친구 놈이 먼저 신나서 "야, 내 파혼 얘기 좀 더 해봐? 재밌지?" 이 지경까지 감.
술 먹고 깽판 치는 위로 자리가 아니라, 거의 심리치료 토크쇼가 돼버림.
나갈 때 친구가 그러더라. "야, 오늘 고맙다. 예복 값 하나도 안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