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이용후기

작성자: 21aa
작성일: 2025-06-24 시간: 02:38

동종업계 사장인데, 어제 A1쩜오에 정찰 다녀왔다.

강남에서 룸 장사 7년 차다. 나름 이 바닥에서 잔뼈 굵었고, 우리 가게도 어디 가서 꿀린다는 소리는 안 듣는다.



근데 요즘 들어 손님들이 술만 마시면 "그래도 A1은 다르다"는 소리를 자꾸 하더라. 자존심도 상하고, 대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궁금해서 어제 작정하고 손님인 척 정찰 다녀왔다. 트집 하나라도 잡을 생각이었다.



결론부터 말한다. 내가 졌다. 완벽하게.



1. 하드웨어 (시설)



전화 예약할 때부터 목소리 톤, 응대 매뉴얼이 잡혀있는 게 느껴졌다. 발렛 요원 동선까지 설계해놓은 게 분명함. 룸에 들어섰는데, 가장 먼저 냄새를 잡았더라. 방향제 냄새가 아니라 그냥 쾌적한 공기. 이거 잡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사람은 알 거다. 우리 가게 에어컨 청소 다시 시켜야겠다 다짐했다.



잔? 싸구려 크리스탈 잔이 아니라 무게감부터 다른 진짜배기였다. 얼음은 당연히 카빙볼. 이런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가게의 '급'을 증명하고 있었다.



2. 소프트웨어 (사람)



담당을 맡은 '정 상무'라는 양반. 이 사람은 그냥 장사꾼이 아니라 심리학자다. 내가 일부러 좀 깐깐하게 굴었는데,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눈빛으로 나를 읽고 있더라. "오늘은 사업 파트너가 아니라, 편한 친구를 만나러 오신 분의 얼굴입니다."라고 툭 던지는데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파트너. 솔직히 우리 가게 에이스라고 생각했던 직원이 오버랩되는데, A1에서는 그냥 평범한 수준일 수도 있겠더라. 외모는 기본이고, 대화에 끼어들 타이밍과 빠져줄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안다. 이건 교육으로 되는 영역이 아니다. 손님이 주인공이 되게 만드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술 마시는 내내 나는 손님이 아니라 경쟁업체 사장의 눈으로 단점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술값 계산하고 나올 때, 돈 아깝다는 생각보다 '패배감'과 '존경심'만 남더라.



우리 직원들에게 미안해졌다. 내가 보는 하늘이 전부가 아니었다.